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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의 과거사 사건 항소심 판결문
등록자 홍익법무법인 등록일자 201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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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 4. 8. 서울고등법원이 선고한
김지하(본명 김영일) 시인의 과거사 사건 항소심 판결입니다.
 
 
주문
1. 원고들과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김영일에게 3,000,000,000원, 원고 김OO에게 300,000,0000원, 원고 김OO에게 200,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한 제1심 변론종결일로부터 제1심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항소취지
가. 원고들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김영일에게 500,000,000원, 원고 김OO에게 20,000,000원, 원고 김OO에게 50,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한 이 사건 변론종결일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나. 피고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설시할 이유는 당사자들이 이 법원에서 특히 강조하거나 되풀이하는 주장에 관한 판단을 아래에서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에서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원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오적필화 사건 관련 주장에 관하여
원고들은 민청학련 사건 이외에 오적필화 사건에 관하여도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 등에 비추어 이는 사회의 부정부패에 대한 공분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동조하여 북한을 이롭게 하였다고 볼 수 없음에도, 피고는 이를 반공법 위반죄로 처벌한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 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서의 이유에서 채택한 증거와 갑 제46, 4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재심판결에서 오적필화 사건에 관한 반공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민청학련 사건 부분과는 별개로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 및 공소제기가 이루어진 것이어서, 민청학련 사건과 관련하여 인정된 수사과정에서의 고문 및 가혹행위로 이한 재심사유가 위 반공법위반의 점에 대하여까지 인정될 수 없고, 달리 재심사유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고 한 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의 무가치성을 이유로 하여 선택 가능한 형의 최하한인 징역 1월의 형을 선고유예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사실, 원고 김영일의 담시 ‘오적’을 사상계에 게재․배포하게 한 김승균에 대하여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폭로하는 역할을 함으로서 국민의 기본권 신장과 민주헌정질서 확립에 기여하였다는 이유로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2006. 3. 13.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오적필화 사건에 대해서는 이 사건 재심에서 무죄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사정에 비추어,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오적필화 서건에서도 민청학련 사건과 같은 체포․구속과정에서의 위법, 수사과정에서의 고문 및 가혹행위 등의 불법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오적필화 사건에서도 피고의 불법행위가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위자료 관련 주장에 관하여
원고들은, 원고 김영일이 민청학련 사건과 오적필화 사건에서 피고의 위헌적 불법행위로 겪은 고통과 이로 말미암아 입은 피해가 극심하고, 여기에 불법행위 시점으로부터 약 40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위자료 배상이 이루어짐에 따라 위자료 배상채권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불법행위 시가 아닌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하므로, 위와 같이 장기간 동안 배상이 지연된 사정도 위자료 원본을 산정하면서 참작해야 하는 점 등을 참작하면, 제1심이 인정한 원고들의 위자료 액수는 과소하다고 주장한다.
이 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서의 이유에서 채택한 증거와 앞서 든 증거, 갑 제4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앞서 본 것처럼 오적필화 사건에서도 체포‧구속과정에서의 위법, 수사과정에서의 고문 및 가혹행위 등의 불법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다만 이에 관해서는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재심판결을 통해 최하한의 형이 선고된 결과가 되었으므로, 민청학련 사건과 재판이 병합된 이후의 피고의 불법적인 사정에 대해서는 모두 민청학련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아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 산정에 유리한 근거사유로 참작한다), ② 원고 김영일은 민청학련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열악한 처우를 받았고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수반되는 가혹행위를 당하였으며 결혼한 지 1년 남짓 되는 부인과 갓 출생한 아들과 생이별을 한 후 약 6년의 기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고 재판 과정에서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며 형의 집행과정에서도 일반적인 수용자와는 달리 24시간 동안 불이 켜져 있고,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으며, 인접한 다른 방은 비워져 있는 상태의 독방에서 2년여의 기간 동안 수감생활을 하기도 하였던 점, ③ 원고 김영일은 출소한 이후에도 일상생활에 대한 감시를 계속받았고, 결국 환청, 환각, 조증 등의 정신병적 증상으로 상당 기간 수차례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거나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점, ④ 원고 김OO는 원고 김영일과 결혼한 지 1년 남짓 되고 원고 김OO가 출생한 지 열흘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기에 남편이 불법연행되어 이별한 뒤 판결이 선고되어 형 집행정지가 될 때까지 293일간 수용되는 과정에서 체포․구속의 통지도 받지 못하였고, 수감 중 자유로운 접견도 통제되었으며, 원고 김영일을 상대로 한 이른바 용공조작으로 주변에 차가운 시선을 받으면서 원고 김OO를 혼자서 양육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원고 김영일이 1975. 2. 15. 형 집행정지로 석방되었다가 1달 만에 재구금된 뒤에는 무려 5년 이상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원고 김영일의 수감생활을 뒷바라지하였던 점, ⑤ 원고 김OO는 출생 후 만 6년이 넘도록 아버지를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편모슬하에서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점, ⑥ 이 사건은 피고 소속의 공무원들이 통상적인 공무수행과정에서 개별적으로 저지르게 된 일반적인 불법행위가 아니라,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국민 개개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가의 형사사법기관 또는 그 소속 공무원들이 오히려 공권력을 악용하여 원고 김영일을 불법 감금․고문하고 증거를 조작하는 등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인권침해행위를 자행한 특수한 불법행위이므로, 다시는 위와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향후 법치주의나 법의 지배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비이성적인 폭거에 대한 재발방지를 도모하여야 하는 점, ⑦ 이 사건은 불법행위 시점으로부터 약 40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위자료 배상이 이루어짐에 따라 위자료 배상채권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불법행위 시가 아닌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데, 위와 같이 장기간 동안 배상이 지연된 사정도 위자료 원본을 산정함에 있어 특별히 참작할 필요가 있는 점, 기타 원고들의 나이와 경력, 가족관계, 성장환경 및 재산상태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한다고 하더라도 제1심이 인정한 원고들의 위자료 액수는 적정하고 이를 과소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국가정보원 산하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2005. 12. 7. 민청학련 사건과 관련하여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과 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였으므로, 그 무렵에는 원고 김영일에 대한 재심무죄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권리행사의 사실상 장애사유가 소멸되어 원고들로서는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 등으로 수집한 증거 등에 기초하여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받았으나 재심사유의 존재 사실이 뒤늦게 밝혀짐에 따라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후 국가기관의 위법행위 등을 원인으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채권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 채무자인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하고, 이때 그 기간 내에 권리행사가 있었는지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채권자가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지는 아니하였더라도 그 기간 내에 형사보상 및 명예훼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소송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형사보상청구를 한 경우에는 소멸시효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은 이를 연장할 특수한 사정이 있고, 그때는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그 기간은 권리행사의 사실상 장애사유가 객관적으로 소멸된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을 넘을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 등 참조).
원고 김영일은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에 의하여 영장 없이 불법 체포․구금된 후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하여 피의사실에 대해 자백을 하고 이를 기초로 국가보안법 위반죄 등으로 공소가 제기되어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고, 이 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서의 이유에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원고 김영일은 위와 같은 유죄판결에 재심사유가 있다는 취지의 과거사위 조사결과에 기초하여 재심을 청구하여 민청학련 사건 관련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무죄의 재심판결을 받았고, 위 무죄 부분은 2013. 1. 12.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원고 김영일이 위 재심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인 2013. 5. 2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코250호로 형사보상금을 청구하여 2013. 12. 18. 형사보상금 428,846,40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결정을 받아 2014. 1. 14. 위 결정이 확정되었고, 그 후 원고 김영일이 위 형사보상금을 수령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들이 위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인 2014. 5. 13.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역수상 명백하다.
위 인정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 김영일에 대한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까지는 원고들이 피고에 대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상의 장애가 있었는데, 원고 김영일이 그러한 장애사유가 소멸된 이 사건 재심판결 중 무죄 부분의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형사보상법에 따른 형사보상청구를 하고, 원고들이 위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들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결국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재심판결과 형사보상결정 확정일 아닌, 국가정보원 산하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의 의견 표명일을 기준으로 원고들의 권리행사에 사실상 장애사유가 소멸되었는지를 판단하어야 한다는 취지의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과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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