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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 항소심 준비서면
등록자 홍익법무법인 등록일자 2015.03.05
IP 221.142.x.6 조회수 1886

현재 당 법인이 수행중인 김지하 시인의 '오적필화 및 민청학련 사건' 관련
항소심의 준비서면입니다.
 
김지하 시인의 '오적필화 및 민청학련' 관련 사건의 항소심에서 국가측 항소이유를 반박하는 내용으로 제출한 준비서면입니다.
 
 
준 비 서 면
 
사 건 2014나OOOOOO 손해배상(기)
원고(피항소인 겸 항소인) 김 영 일(일명 김지하) 외 2명
피고(항소인 겸 피항소인) 대 한 민 국
 
위 사건에 관하여 원고(피항소인 겸 항소인)들의 소송대리인은 다음과 같이 변론을 준비합니다.
 
다 음
 
1. 피고의 항소이유 요지
 
가. 피고는, 여타의 과거사 사건과 달리 이른바 민청학련 사건의 경우에는 국가정보원 산하 과거사진실규명을통한발전위원회(이하 ‘국정원 과거사위’라고 합니다)의 진실규명결정이나 조사결과 발표가 있었던 시점인 ‘2005. 12. 7.’에 원고 김영일(일명 김지하, 이하 ‘원고 본인’이라고 합니다) 본인에 대한 재심무죄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즉 권리행사의 사실상 장애사유가 소멸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충분히 존재하였다거나 시효완성 후 피고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원고들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를 부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주장합니다.
 
나. 이에 피고는, 원고가 국정원 과거사위가 민청학련 사건에 관한 진실규명 결정이나 조사결과를 발표한 2005. 12. 7.로부터 8년 6개월이 결과한 2014. 5. 13.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소멸시효의 이익을 원용하지 않은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한 시점인 ‘국정원 과거사위가 진실규명 결정을 한 때’와 객관적 장애사유의 해소시점인 ‘원고 본인에 대해 재심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를 분리하여 예외없이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가 있었다고 본 원심 판결은 소멸시효 항변의 권리남용 여부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2.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원심 판결에 관하여
 
가. 원심 판결의 법리에 관하여(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 참조)
 
(1)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은 진행하지 아니하는바,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라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 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권리행사를 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하였다는 등의 사유는 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2) 다만 소멸시효를 이유로 한 항변권의 행사도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시효완성 전에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어 권리행사를 기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가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였다면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는 것입니다.
 
(3) 한편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 등으로 수집한 증거 등에 기초하여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받았으나 재심사유의 존재 사실이 뒤늦게 밝혀짐에 따라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후 국가기관의 위법행위 등을 원인으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채권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 채무자인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는 것입니다.
 
(4) 다만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하고, 이때 그 기간 내에 권리행사가 있었는지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고, 다만 채권자가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지는 아니하였더라도 그 기간 내에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른 형사보상청구를 한 경우에는 소멸시효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은 이를 연장할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때는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그 기간은 권리행사의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객관적으로 소멸된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을 넘을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나. 원심 판결의 사실인정에 관하여
 
(1) 원고 본인은 1974. 4. 25. 피고 소속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에 의하여 영장 없이 불법 체포‧구금된 후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하여 피의사실에 대해 자백을 하고, 이를 기초로 국가보안법위반죄 등으로 같은 해 5. 25. 공소가 제기되어 같은 해 7. 13. 유죄판결을 받아 같은 해 9. 5.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 원고 본인은 위와 같은 유죄판결에 재심사유가 있다는 취지의 과거사위 조사결과에 기초하여 2010. 11. 29. 재심을 청구하여 2013. 1. 4. 민청학련 사건 관련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무죄의 재심판결을 받았고, 위 무죄 부분은 2013. 1. 12. 확정된 사실 등 원심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는 관계 증거자료에 의하여 뒷받침될 뿐만 아니라 피고도 자인하고 있는 사실입니다[갑 제1호증 판결(비상보통군법회의 74비보군형공 제OO호 등) 중 피고인 23. 제6면, 제10면, 제28면, 제301면 내지 제326면, 제417면, 갑 제9호증 재소자신분카드, 갑 제21호증의 1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0재고합OO), 2 판결(서울고등법원 2013노OOO), 3 확정증명원 참조].
 
(2) 또한 원고 본인이 위 재심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인 2013. 5. 2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코OOO호로 형사보상금을 청구하여 2013. 12. 18. 형사보상금 428,846,40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결정을 받아, 2014. 1. 14. 위 결정이 확정되었고, 그 후 원고 김영일이 위 형사보상금을 수령한 사실, 원고들이 위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인 2014. 5. 13.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역수상 명백하다는 사실 등 원심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도 관계 증거자료에 의하여 뒷받침될 뿐만 아니라 피고도 다투지 아니하고 있습니다[갑 제22호증의 1 사건일반내용(서울중앙지방법원 2013코OOO), 2 사건진행내용(서울중앙지방법원 2013코OOO), 갑 제23호증 결정(서울중앙지방법원 2013코OOO) 참조].
 
다. 원심 판결의 판단에 관하여
 
(1) 원심 판결은 위와 같은 법리 및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 본인에 대한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까지는 원고들이 피고에 대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상의 장애가 있었다 할 것인데, 원고 본인이 그러한 장애사유가 소멸된 이 사건 재심판결 중 무죄 부분의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형사보상법에 따른 형사보상청구를 하고, 원고들이 위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들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이에 원심 판결은 결국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하여 피고가 항소이유로 내세운 원고들이 권리행사의 객관적 장애사유가 해소된 날인 국정원 과거사위의 조사결과 발표가 있었던 ‘2005. 12. 7.’로부터 신의칙상 상당한 기간인 3년 이내에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주장 이외에도,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그 청구권 발생일 무렵인 위법한 수사 또는 재판이 이루어진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하여 이미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는 주장 및 원고들 권리행사의 객관적 장애사유가 해소된 날을 이 사건 재심판결 확정일로 보더라도 원고 본인과 달리 원고 OOO, OOO는 이 사건 재심판결 확정일부터 6개월이 경과한 이후에 비로소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 김영주, 김원보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라. 원심 판결에 대한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1) 위와 같이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을 모두 배척한 원심 판결의 판단은, 이 사건과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의 위법행위 등으로 수집한 증거 등에 기초하여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가 재심절차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무자인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으로 되는 경우 및 채권자가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에 관하여 판단한 대법원 판례(참고자료 1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를 원용한 것이고, 이와 같이 원심 판결이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배척한 것은 위 대법원 판례와 동일한 취지로 거듭하여 판단한 대법원 판례(참고자료 2 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다205341 판결)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항소이유서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소멸시효 항변의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2) 여기에 원고들은 민청학련 사건의 다른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유죄판결에 대하여 재심절차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후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던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 것인데, 민청학련 사건의 다른 피해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피고는 “(국정원) 과거사위의 2005. 12. 7.자 진실규명 결정이 있는 때로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주장을 제기하였고, 이와 같은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에 대하여 법원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배척하였으며 위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갑 제38호증의 1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21998) 중 제13면 내지 제14면), 2 판결(서울고등법원 2010나110031) 중 제4면, 3 판결(대법원 2011다57852) 참조], 원고 본인에 관한 이 사건에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원심 판결은 타당하다고 할 것이고, 원심 판결의 판단에 대한 피고의 항소이유는 대법원 판례에서 정립된 법리를 단순히 비위하는 데에 불과하여 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3.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하여
 
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법리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는 것입니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66969 판결 참조).
 
나. 국정원 과거사위의 진실규명 결정에 관하여
 
(1)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고 합니다) 제2조(진실규명의 범위), 제34조(국가의 의무), 제36조(피해 및 명예회복) 등에서 그 진실규명의 범위에 해당하는 사건이라고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은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다만 형사소송법 등에 의한 재심사유에 해당하여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하며, 국가에게 피해자의 피해 등을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가가 이 법의 적용 대상인 피해자의 진실규명신청을 받아 국가 산하의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위원회’라고 합니다)에서 희생자로 확인 또는 추정하는 진실규명결정을 하였다면, 그 결정에 기초하여 피해자나 그 유족이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할 경우에 국가가 적어도 소멸시효의 완성을 들어 권리소멸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신뢰를 가질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판결 참조). 그러나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원고 본인 등 민청학련 사건의 피해자들에 대하여는 위 과거사정리법에 의한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이 없었고, 과거사위원회는 긴급조치 위반사건의 다른 피해자에 대하여 “국가는 위법한 확정판결에 대하여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성 판단을 통하여 긴급조치 위반 피해자들에게 그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하였을 뿐입니다(갑 제44호증의 1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진실규명 신청 처리 현황 중 진실규명 결정현황, 2 사건별 조사보고서 중 오종상 긴급조치 위반 사건, 3 사건별 조사보고서 중 유신체제하 학원통제사건, 4 사건별 조사보고서 중 긴급조치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 참조).
 
(2) 또한 국정원 과거사위는 2004. 10. 18. 국가정보원과 관련된 과거 의혹사건의 진실을 밝힘으로써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민의 확고한 신뢰를 얻고 그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아니할 것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기위하여 국가정보원의 내부규정인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운영규정」에 의하여 국가정보원장 소속하에 설치된 민간이 참여하는 기구입니다[갑 제45호증의 1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표지, 2 「과거사」관련 대통령 말씀, 3 목차(contents), 4 발간사, 5 축사, 6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의 성격과 의의, 7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주요일지, 8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운영규정, 9 인민혁명당 및 민청학련 사건 발표문 참조]. 이에 국정원 과거사위가 ‘민청학련 사건'을 과거 의혹사건으로 조사한 이후에 관계규정에 따라 공표하면서, “이 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강요하는 과정이나 핵심인물들의 소재를 찾기 위하여 고문이나 가혹행위가 자행되었다.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국가 차원의 적절한 배상과 보상 등이 국가정보원과 다른 국가기관의 책임 하에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던 것이므로, 이러한 국정원 과거사위의 의견표명은 과거사정리법에 의한 과거사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과 같이 국가나 원고 본인 등 피해자에게 직접적이고 구체적ㆍ개별적인 효력을 가지지는 못한다고 할 것입니다.
 
(3) 여기에 국정원 과거사위의 민청학련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의 조사 목적에서 “「진실위」(국정원 과거사위)는 지난날 야기된 권력남용과 부당한 행위들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 잘못된 과거를 청산함으로써 국정원이 지난날의 과오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함께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여 국민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모범적인 정보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함”이라고 하고 있다는 점을 종합한다면(갑 제33호증의 2 국가정보원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중 104면 참조), 이와 같은 국정원 과거사위의 민청학련 사건의 피해자들에 대한 적절한 배상과 보상 등에 관한 의견 표명은 위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 등과는 달리, 국가가 원고 본인 등 민청학련 사건의 피해자에게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하였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나아가 그 피해자 등이 국가배상 청구의 방법으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법적 구제방법을 취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취지를 담아 선언하였다거나, 거기에 파생된 법적 의미로서 구체적인 소송사건에서 새삼 소멸시효를 주장함으로써 배상을 거부하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취지가 내포되었다고 볼 여지도 전혀 없다고 할 것입니다.
 
(4) 그리하여 국정원 과거사위에서 원고 본인의 민청학련 사건에 관한 과거의 유죄판결에 있어 재심사유가 있다는 취지의 조사결과가 있었다거나,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국가 차원의 적절한 배상과 보상 등에 관한 의견을 표명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 본인은 이와 같은 국정원 과거사위의 조사결과를 기초로 하여 법원으로부터 재심이 받아들여져 무죄판결을 선고받기에 이른 것일 뿐입니다. 결국 국정원 과거사위의 의견표명이 있었더라도, 과거의 유죄판결이 고문 등으로 조작된 증거에 기초하여 내려진 잘못된 판결이라는 것을 밝히는 원고 본인에 대한 재심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과거의 유죄판결이 잘못된 것임을 전제로 그 원인된 수사와 공소제기 및 판결, 그리고 원고 본인에 대한 용공조작과 가혹한 형 집행의 전과정 등에 이르는 수사관, 검사, 법관 등 관여 공무원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하여 피고를 상대로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다는 것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므로, 원고 본인에 대한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까지는 원고들이 피고에 대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상의 장애가 있었다고 할 것입니다.
 
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의 부당성에 관하여
 
(1) 원고 본인에 관한 민청학련 사건의 다른 피해자들에 대하여 법원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① 민청학련 사건은 당시 박정희 정권이 비상계엄과 유신헌법을 선포한 가운데, 유신체제에 대항하는 학생운동으로 인한 정권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순수한 반정부시위를 공산주의자들의 배후조종을 받는 반국가단체로 왜곡한 것이라는 시대적 배경, ② 그러한 상황에서 순수하게 민주화를 염원하면서 학생운동을 하던 피해자들은 불법체포, 구금되었고, 극심한 고문 등을 통한 허위자백을 하기에 이른 점, ③ 피해자들은 재판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자신들은 수사기관의 고문 등으로 인하여 허위 자백하게 된 것이라며 인권의 최후 보루인 법원에 호소하였으나 법원까지도 피해자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조작된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였던 점, ④ 과거에 오판을 하였던 법원에 재심을 신청하여 그 판결의 기초가 된 자백 등이 불법적인 고문에 의한 것임을 주장하기만 하면, 그것이 쉽게 받아들여져 과거 잘못된 판결을 취소하는 재심판결을 선고받으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해자인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다는 것도 합리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점, ⑤ 피해자들과 같은 소수의 용기있는 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노력이 국가의 민주화에 밑거름이 되었는데,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국가의 위법행위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오랜 기간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과 냉대를 겪어야 했으므로 그 보호의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갑 제38호증의 1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21998) 중 제13면 내지 제14면), 2 판결(서울고등법원 2010나110031) 중 제4면, 3 판결(대법원 2011다57852), 참고자료 4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217962 판결 참조].
 
(2) 더욱이 원고 본인에 대하여는 원고 본인이 민청학련 사건의 주요 구성원이라거나 그 지도적 임무에 종사하였다고 볼 여지가 없는데도, 오적필화 사건으로 당시 유신정권에 대한 저항운동의 중심이자 상징적인 인물로 지목되고 있던 원고 본인에 대한 정치보복적인 차원에서 원고 본인을 민청학련 사건을 주도한 등 주요 피해자들과 함께 극형인 사형 판결을 선고하였던 사정이 있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사유에 기인하여 ‘민청학련 사건’의 대부분 피해자들이 석방된 이후에도 원고 본인의 인혁당 사건에 관한 외부기고, 피고의 원고 본인에 대한 용공조작에 맞선 양심선언 등의 저항을 빌미로 하여 재구속과 가혹한 특수감금 및 수시 징벌 등의 상태로 다른 민청학련 사건의 다른 피해자들보다 5년 이상을 더 복역하는 등의 가혹한 형의 집행을 겪어야 하였던 사정이 있습니다[갑 제36호증의 1, 2 김지하에 대한 반공법위반사건 관계자료, 갑 제37호증의 1 고행…… 1974(1975. 2. 25. 내지 2. 27. 동아일보 게재), 2 양심선언(1975. 5월경 옥중작성), 3 나는 무죄이다(1976. 12. 23. 재판 당시 최후진술), 갑 제47호증 ‘김지하와 그의 시대’ 허문명 지음 참조].
 
이에 관하여 원심 판결은 오적필화 사건에 대해 민청학련 사건과 재판이 병합된 이후의 피고의 불법적인 사정에 대해서는 모두 민청학련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아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 산정 시 유리한 근거사유로 참작한다고 판단하였던 바가 있고, 원고 본인은 이러한 장기간에 걸친 모진 수감생활 등으로 인하여 원고 본인은 환청, 환각, 조증 등의 정신병적 증상 및 치료를 겪어야 하였던 사정도 있으므로[원심 법원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이대동대문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갑 제35호증의 6 진료경과(이대동대문병원), 갑 제46호증 2013. 1. 9. 동아일보 기사(김지하 시인에게 듣는다) 참조], 원고 본인에 대한 그 보호의 필요성은 민청학련 사건의 다른 피해자들보다 훨씬 더 크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3) 한편 원고 본인이 오적필화 및 민청학련 사건에 관하여 재심신청을 하였던 2010. 11. 29. 이전에 법원은 유신헌법에 의한 긴급조치위반죄에 대한 그 형벌에 관한 법령이 재심판결 당시 폐지되었다고 하여 면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나, 원고 본인의 재심 신청 이후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는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유신헌법이나 현행헌법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이는 면소사유가 아닌 무죄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기에 이르렀습니다(참고자료 5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또한 원고 본인에 대하여 적용된 대통령 긴급조치 제4호는 유신체제의 정권에 반대하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과 이에 관련되는 제 단체를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하는 행위 등을 처벌하기 위한 법령으로서, 이에 대하여는 원고 본인의 ‘민청학련 사건’ 재심사건 무죄판결이 확정된 2013. 1. 12. 이후 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1도2631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유신헌법 제53조에 기한 대통령긴급조치 제4호는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영장주의에 위배되며,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학문의 자유 및 대학의 자율성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폐지되기 이전부터 유신헌법은 물론 현행 헌법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헌ㆍ무효이다. 이는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의 무죄사유에 해당한다”라는 판결이 선고되기에 이른 것이므로(참고자료 6 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1도263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고 본인이 민청학련 사건에 관하여 법원에 재심신청을 하고 무죄판결을 받아 그 재심판결이 확정되는 그 시점과 과정에서는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등 권리행사에 있어 사실상 장애사유가 소멸되었다거나 시효완성후 피고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원고들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4)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국정원 과거사위의 민청학련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결정 등이나 위와 같은 대통령 긴급조치에 대해 위헌을 선언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에게는 2014. 5. 13. 피고에게 이 사건 손해배상을 청구함에 있어 객관적으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는 시효완성 전에 원고들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던 원인을 제공하였던 것이고, 피고는 원고 본인의 민청학련 사건에 관한 재심무죄 판결의 확정 이후에 비로소 소멸시효 완성 후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인 원고들로 하여금 이를 신뢰하게 하였던 것이며, 원고들은 그로부터 권리행사를 기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 내에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게 이른 것입니다.
 
특히 피고가 소속 공무원들의 고의적인 불법행위로 인하여 크나큰 고통과 불이익을 당한 원고들을 위로하고 그 피해를 보상해줄 적극적인 대책을 찾아보지 아니한 채 오히려 이 사건과 같은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원고들이 사법부의 판단을 통하여 적절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통로조차 사실상 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매우 부적절한 대응이 아닐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피해를 당한 원고들을 보호할 필요성은 심대한 반면 피고의 위자료채무에 대한 이행거절을 인정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의 이 사건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는 것입니다.
4. 맺는 말
 
그러므로 원고들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이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배척한 한 원심 판결의 판단은 정당하고, 국정원 과거사위의 조사결과 발표나 의견표명 등을 내세워 권리행사의 사실상 장애사유가 소멸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충분히 존재하였다거나 시효완성 후 피고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원고들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를 부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하여 원심 판결에 소멸시효 항변의 권리남용 여부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피고의 항소이유는 그 이유가 없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심 법원에서도 주장하였다가 배척된 동일한 취지의 소멸시효 항변사유를 반복하여 내세우면서 이 사건 항소에 이르렀다는 것이고, 게다가 피고가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여 이 사건 손해배상금의 지연손해금이 기산된다는 사유로도 이 사건 항소에 이르렀다고도 보여집니다. 결국 피고의 이 사건 항소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분쟁 해결의 지연만을 초래하는 무의미한 것일 뿐만 아니라, 쓰라린 과거사를 청산하고 반복하지 아니하여야 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를 지는 국가가 오히려 가해자가 되어 이루어진 이 사건 불법행위에 버금갈 정도로 국가가 상소권을 남용하여 원고들의 정신적 고통 등 그 피해의 정도를 확대ㆍ가중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고 아닐 수 없습니다.
 
덧붙여 동아일보에 2013. 1. 9. 게재된 원고 본인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계기로 하여 2013. 4. 8.부터 같은 해 9. 13.까지 111회에 걸쳐 게재된 ‘김지하와 그의 시대’라는 제목의 연재물은 주로 이 사건 오적필화 및 민청학련 사건에 관한 한국 민주화의 상징적인 인물로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모진 고초를 당한 원고 본인의 삶과 격정토로에 대해 동아닷컴(www.donga.com)의 누적조회수가 373만건을 넘을 정도로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과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원고 본인의 삶은 바로 대한민국의 시대사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원고 본인의 처인 원고 김영주는 ‘경추의 염좌 및 긴장’의 증세로 한의과 진료를 받는 등의 신체적ㆍ정신적 고통도 겪기도 하였다는 사실[갑 제46호증 2013. 1. 9. 동아일보 기사(김지하 시인에게 듣는다), 갑 제47호증 ‘김지하와 그의 시대’ 허문명 지음, 갑 제48호증 2014. 2. 20. 연합뉴스 기사(삼성언론상 수상작 4편 선정), 갑 제49호증의 1 진료확인서, 2 내지 7 각 진료비 납입 확인서 참조]에 비추어 본다면, 피고의 이 사건 항소를 기각하여야 마땅합니다.
 
2015. 1,
 
위 원고들(피항소인 겸 항소인)의 소송대리인 홍익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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